[뉴스분석]‘을’의 반격…조양호 일가 ‘사면초가’

2018-04-23 5



대한항공을 둘러싼 전방위 논란, 경제부 심정숙 차장과 뉴스분석에서 다뤄보겠습니다. 키워드부터 전해주시죠?

"사면초가"

총수 일가 둘째 딸의 물벼락 사건이 도화선인 된 대한항공 갑질 논란. 내부 직원들은 물론 공권력, 정치권까지 등을 돌리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입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 얘기를 짚어봅니다.

질문] 앞에서 쭉 보셨습니다만,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도덕성 때문에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된 것이에요?

주한미군 물자 수송으로 돈을 번 조중훈 전 회장이 1969년 정부에서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키운 것이 지금의 대한항공인데요. 아시아나 항공 등 경쟁자들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독점 영업을 하면서 급성장했습니다. 당시 모습 잠시 볼까요?

[1972년 태평양 노선 취항 당시]
"세계를 날으는 칼기가 서울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잇는 태평양 횡단노선에 처음으로 취항했습니다. 대한항공은 태평양 횡단노선 취항을 위해 보잉707제트 여객기를 갖추었습니다."

이렇게 반세기 동안 성장한 그룹이, 경영 성과가 나빠서가 아니라, 조양호 총수 일가 세 자녀들의 도덕성 때문에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겁니다.

질문]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갑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언론에 제보하고 있다고요?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을 목표로, 총수 일가의 비리를 공유하자며 만들어진 SNS 채팅방에는, 전현직 대한항공 직원 수백명이 가입한 상태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칼 화물기로 한진가의 수입 가구가 많이 들어왔다" "조현민 전무가 사규를 위반하고 비싼 수입차를 탔다" "이명희 이사장은 운전기사에게도 갑질을 했다" "조양호 회장은 집무실에 방음 공사했단 얘기를 들었다"...제보들이 끝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질문] 조양호 회장도 안간힘을 쓰는 것 같습니다. 어제 대국민 사과에 이어서, 오늘은 준법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었다죠?

모든 것이 제 잘못이라면서 딸들을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킨 조양호 회장. 오늘은 대국민 사과문에서 밝힌대로 그룹내 준법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위원장에는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을 위촉했는데요, 오늘 점심에 조 회장이 직접 목 전 재판관을 만나 요청을 했고 수락했다고 합니다. 제가 목 전 재판관과 통화해 봤는데요.

"(조 회장이) 그룹을 앞으로 적법하게 정도 경영을 하겠다는데 거절하기 어려웠다"면서 "다만 지금까지의 일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질문] 내부 제보도 쏟아지는데 경찰 관세청은 물론 국토교통부까지 나섰죠? 앞으로 이 사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앞서 저희들 기사에서도 보셨지만 크게 두 갈래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죠. 조현민 전무와 이명희 이사장에 대해서는 경찰이 폭행과 폭언 등에 대해서 수사 중이고, 관세청은 조 회장 일가의 밀수가 있었는지, 어느 정도였는지, 회사가 개입을 했는지, 조직적이고 상습적이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공모 여부에 따라 공직 사회로까지 불똥이 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불법은 불법대로 책임을 지고, 조양호 회장 일가가 경영에서 아예 손을 떼야한다는 주장까지 정치권에서는 나옵니다. 들어볼까요.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재벌 권력이 얼마나 법과 제도 우습게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진정어린 사과는 가족 경영의 포기이고 수사에 착실히 임하는 것입니다."

직원들 역시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대한항공 사태가 경영진 교체로까지 이어질 지 파장을 지켜봐야겠습니다.